[독자 리포트] 부산 한 고등학교의 중간고사 문제입니다
["바꾸라 정치검찰" 이 글과 관계 깊은 인물은?]
검찰 비판글 지문으로 올리고 정답 '조국·윤석열' 찾는 문제내
학생들 "시험이 장난같아 황당"
교육청, 징계위 회부 검토
학교측은 재시험 치르기로
이 기사는 독자 제보를 토대로 취재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독자 제보를 적극적으로 기사화하겠습니다. 〈조선일보 독자서비스센터 1577-8585〉
부산의 한 고교에서 지난 8일 치른 중간고사에 교과과정과 상관없는 '정치 검찰'을 다룬 문제가 출제돼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부산 A고 3학년 중간고사 한국사 시험에 '한 SNS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과 가장 관계가 깊은 인물을 고르시오'라는 문제가 나왔다. 제시된 글은 "보아라 파국이다/ 이것이 검찰이다/ 거 봐라 안 변한다/ 알아라 이젠 부디/ 거두라 그 기대를/ 바꾸라 정치 검찰"로, 지난달 7일 서지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삭제한 글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한 검찰을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당 문제는 조국 장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석열 검찰총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4명의 이름을 직함 없이 제시하고, 두 명씩 짝을 지은 보기 5개 중에서 선택하는 객관식 문제다. 정답은 '조국·윤석열'로 채점했다. 문제를 출제한 B 교사는 전교조 출신으로 알려졌다. A고 교장은 "B 교사가 기자와 통화를 원치 않는다고 한다"면서 "학생들에게 시사성 있는 문제를 출제할 수 있다고 미리 얘기했고, 어떤 이념적 의도를 갖고 출제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부산시교육청은 해당 교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거나, A고에 행정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B 교사로부터 '학생들이 사회 현안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시의성 있는 문제를 냈다'는 해명을 들었다"고 했다. A고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고 해당 문제에 대해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뭐 이런 문제가 있느냐" 학생들 술렁
시험 후 학생들은 "문제가 이게 뭐냐"며 술렁였다. 이 학교 3학년 한 학생은 "시험이 장난처럼 나와 어이없었다"며 "수업 때 배운 내용과 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도 해당 문항이 공개됐는데 "이건 분명히 가짜 시험지일 것"이라는 댓글이 붙는 등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A고는 중간고사에 앞서 과목별 시험 문제를 검토했지만, 논란이 된 문제를 걸러내지 못했다. A고 교장은 "B 교사가 '제대로 된 문제를 출제해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했다"며 "3학년 2학기 내신은 대입 수시 전형에는 반영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3학년 2학기 내신이 대입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 식의 엉터리 문제를 낸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능 준비에 집중할 수 있게 평이한 문제를 내긴 하지만 교과과정과 전혀 상관없는 문제를 내진 않는다"고 했다.
◇교과과정 벗어난 '출제 오류'로 판정
A고 학업성적관리위원회는 "시험 문제가 교과과정을 벗어났기 때문에 '출제 오류'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B 교사가 출제한 한국사 시험에서 논란이 된 '정치 검찰' 문제뿐 아니라 추가로 8개 문항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재시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개 문제도 시험 문제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제시글 자체가 현 상황에 대한 사실 전달이 아니라 개인의 의견일 뿐인데 이를 그대로 인용해 학생들에게 특정한 관점을 보여줬다"며 "정치적 사안,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을 시험 문제에까지 냈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사가 학생을 평가하는 시험을 통해 검찰 개혁이라는 정치적 관점을 드러내려 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재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마무리하지 말고 재발 방지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소연 기자 why@chosun.com]
검찰 비판글 지문으로 올리고 정답 '조국·윤석열' 찾는 문제내
학생들 "시험이 장난같아 황당"
교육청, 징계위 회부 검토
학교측은 재시험 치르기로
이 기사는 독자 제보를 토대로 취재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독자 제보를 적극적으로 기사화하겠습니다. 〈조선일보 독자서비스센터 1577-8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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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고교에서 지난 8일 치른 중간고사에 교과과정과 상관없는 '정치 검찰'을 다룬 문제가 출제돼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부산 A고 3학년 중간고사 한국사 시험에 '한 SNS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과 가장 관계가 깊은 인물을 고르시오'라는 문제가 나왔다. 제시된 글은 "보아라 파국이다/ 이것이 검찰이다/ 거 봐라 안 변한다/ 알아라 이젠 부디/ 거두라 그 기대를/ 바꾸라 정치 검찰"로, 지난달 7일 서지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삭제한 글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한 검찰을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당 문제는 조국 장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석열 검찰총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4명의 이름을 직함 없이 제시하고, 두 명씩 짝을 지은 보기 5개 중에서 선택하는 객관식 문제다. 정답은 '조국·윤석열'로 채점했다. 문제를 출제한 B 교사는 전교조 출신으로 알려졌다. A고 교장은 "B 교사가 기자와 통화를 원치 않는다고 한다"면서 "학생들에게 시사성 있는 문제를 출제할 수 있다고 미리 얘기했고, 어떤 이념적 의도를 갖고 출제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부산시교육청은 해당 교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거나, A고에 행정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B 교사로부터 '학생들이 사회 현안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시의성 있는 문제를 냈다'는 해명을 들었다"고 했다. A고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고 해당 문제에 대해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뭐 이런 문제가 있느냐" 학생들 술렁
시험 후 학생들은 "문제가 이게 뭐냐"며 술렁였다. 이 학교 3학년 한 학생은 "시험이 장난처럼 나와 어이없었다"며 "수업 때 배운 내용과 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도 해당 문항이 공개됐는데 "이건 분명히 가짜 시험지일 것"이라는 댓글이 붙는 등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A고는 중간고사에 앞서 과목별 시험 문제를 검토했지만, 논란이 된 문제를 걸러내지 못했다. A고 교장은 "B 교사가 '제대로 된 문제를 출제해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했다"며 "3학년 2학기 내신은 대입 수시 전형에는 반영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3학년 2학기 내신이 대입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 식의 엉터리 문제를 낸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능 준비에 집중할 수 있게 평이한 문제를 내긴 하지만 교과과정과 전혀 상관없는 문제를 내진 않는다"고 했다.
◇교과과정 벗어난 '출제 오류'로 판정
A고 학업성적관리위원회는 "시험 문제가 교과과정을 벗어났기 때문에 '출제 오류'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B 교사가 출제한 한국사 시험에서 논란이 된 '정치 검찰' 문제뿐 아니라 추가로 8개 문항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재시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개 문제도 시험 문제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제시글 자체가 현 상황에 대한 사실 전달이 아니라 개인의 의견일 뿐인데 이를 그대로 인용해 학생들에게 특정한 관점을 보여줬다"며 "정치적 사안,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을 시험 문제에까지 냈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사가 학생을 평가하는 시험을 통해 검찰 개혁이라는 정치적 관점을 드러내려 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재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마무리하지 말고 재발 방지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소연 기자 wh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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