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글

아내의 빈자리 (눈물나네요^)

마태오1 2012. 4. 7. 11:31

아내가 어이 없이 우리 곁을 떠난 지 4년.

지금도 아내의 자리가 크기만 합니다.


어느 날 출장으로 아이에게 아침도 챙겨주지 못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날 저녁 아이와 인사를 나눈 뒤, 양복상의를 아무렇게나 벗어 놓고

침대에 벌렁 누워 버렸습니다.

그 순간 뭔가 느껴졌습니다.

빨간 양념국과 손가락만한 라면이 이불에 퍼질러진 게 아니겠습니까?

컵라면이 이불 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는 뒷전으로 하고 자기방에서 동화책을 읽던 아이를 붙잡아

장단지며 엉덩이며 마구 때렸습니다.

"왜 아빠를 속상하게 해?!" 하며 때린 것을 멈추지 않고 있을 때,

아들의 울음 섞인 몇 마디가 손을 멈추게 했습니다.

아빠가 가스렌지 불을 함부로 켜서는 안 된다는 말에 보일러 온도를 높여서

데워진 물을 컵라면에 부어서 하나는 자기가 먹고 하나는 아빠 드릴려고 식지말라고

이불 속에 넣어둔 것이라고...

가슴이 메어 왔습니다.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 싫어 화장실에 가서 수돗물을 틀어 놓고 울었습니다.

일 년 전에 그 일이 있고난 후 저 나름대로 엄마의 빈자리를 채울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아이는 이제 7살, 내년이면 학교갈 나이죠.

얼마전 아이에게 또 매를 들었습니다.

일하고 있는데 회사로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다고...

너무 다급해진 마음에 회사에 조퇴를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찾아 다녔습니다.

동네를 이잡듯 뒤지면서 아이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놈이 혼자 놀이터에서 놀고 있더군요.

집으로 데리고 와서 화가나서 마구 때렸습니다.

하지만 단 한 차례의 변명도 하지 않고 잘못했다고만 빌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날 부모님을 불러 놓고 재롱잔치를 한 날이라고 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몇 일 후 아이는 유치원에서 글자를 배웠다며 하루 종일 자기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글을 써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고 아이는 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그런데 또 한차례 사고를 쳤습니다.

그 날은 크리스마스날.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려고 하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우리 동네 우체국 출장소였는데 우리 아이가 주소도 쓰지 않고 우표도 부치지 않은 채

편지 300여통을 넣는 바람에 연말에 우체국 업무가 지장을 끼친다고 온 전화였습니다.

아이가 또 일을 저질렀다는 생각에 불러서 또 매를 들었습니다.

아이는 그렇게 맞는데도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은채 잘못했다는 말만 하더군요.

그리고 우체국에 가서 편지를 받은 후 아이를 불러 놓고 왜 이런 짓을 했냐고 하니

아이는 울먹이며 엄마한테 쓴 편지라고....

순간 울컥하며 나의 눈시울이 빨개 졌습니다.

아이에게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그럼 왜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편지를 보내냐고.

그러나 아이는 그동안 우체통에 키가 닿지 않아 써오기만 했는데

오늘 가보니 손이 닿아서다시 돌아와 다 들고 갔다고...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엄마는 하늘나라에 있고, 다음부터는 편지를 써서 태워버리면

엄마가 볼 수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밖으로 편지를 들고 나간 뒤 라이터 불을 켰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무슨 내용인가 궁굼해 하나의 편지를 들었습니다.


보고 싶은 엄마에게.

엄마 지난주에 우리 유치원에서 재롱잔치를 했어.

근데 난 엄마가 없어서 가지 않았어.

아빠한테 말하면 엄마 생각 날까봐 하지 않았어

아빠가 난 막 찾는 소리에 그냥 혼자서 재미있게 노는 척 했어.

그래서 아빠가 날 마구 때렸는데 얘기하면 아빠가 울까봐 절대로 얘기하지 않았어.

나 매일 아빠가 엄마 생각하면서 우는 걸 봤어.

그런데 나는 이제 엄마 생각이 나지 않아.

보고 싶은 사람 사진을 가슴에 품고 자면 그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고 아빠가 그랬어.

그러니깐 엄마 내 꿈에 한번만 나타나.

그렇게 해 줄 수 있지? 약속해야 돼!


편지를 보고 또 한번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아내의 빈자리를 제가 채울 순 없는 걸까요?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우리 아이는 사랑 받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는데 엄마 사랑을 못 받아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이지 아내의 빈자리가 너무 크기만 합니다.

혁수야. 아빠야.

우리 혁수한테 정말 미안하구나.

아빠는 그런 것도 하나도 모르고.

엄마의 빈자리를 아빠가 다 채워 줄 수 없는 거니?

남자끼리는 통한다고 하잖아.

혁수야 너 요즘에도 엄마한테 편지를 쓰지?

혁수가 하늘로 편지 보내는 것을 아빠는 많이 봤단다.

엄마가 하늘에서 그 편지 받으면 즐거워하고 때론 슬퍼서 울기도 하겠지.

혁수야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어.

그걸 잊지마.

아빠가 널 때린다고, 엄마가 혁수를 놔두고 갔다고 섭섭해 하지마. 알았지?

끝으로 혁수야 사랑한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우리 아들            .끝.

 

 

 

다시 읽어봐도 가슴이 찡 하네요.

어쩌면 내 이야기고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닐런지요.

우리방에 계시는 모든 분들 힘내세요...샬롬~

                                                                         눈물 쏟게 하는 감동의 글에서 퍼옴 (팸수첩 스크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