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인형 시리즈 출시 논란 확산 / 인민복 차림에 미소 머금은 모습 / 핵실험·정적숙청 등은 언급 안 해 / “어린이들에 교육 말도 안 돼” 비난

‘세계 최연소 국가원수.’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지도자.’
교육방송 EBS 측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본뜬 어린이용 퍼즐(사진)인형을 출시하면서 달아놓은 설명이다. 김 위원장의 긍정적인 면만 선별해 부각했다. 수신료를 받는 공기업 EBS가 김 위원장의 잔혹한 정적 숙청 작업과 다수 핵실험에는 눈을 감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EBS 등에 따르면 이 방송사 자회사인 ‘EBS미디어’는 역사교구 사업 파트너사인 ‘EBS스콜라스’와 함께 최근 종이인형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들’ 시리즈를 출시했다. 여기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김 위원장을 본뜬 인형 만들기 재료가 들어 있다. EBS 측은 겉표지에 이 지도자들을 각각 ‘사람을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수완 좋은 사업가이자 미국 대통령’, ‘강한 중국 만들기를 위한 노력 중국의 주석’, ‘세계 최연소 국가 원수’라고 표현했다.
김 위원장의 형상을 한 인형은 검은 인민복 차림에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인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얼굴이 새겨진 붉은 배지는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다. 만들기 재료에 들어 있는 설명 카드는 김 위원장을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자리에 올라 북한의 제1인자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고 소개했다. 카드는 이어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함께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등에 대해 합의를 하면서 세계 평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지표를 마련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이 3대 세습 독재자이고 집권 후 수차례 핵실험을 한 점, 고모부 장성택과 이복형 김정남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실 등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아울러 평양의 ‘류경호텔’을 “101층짜리 초고층 건물로 피라미드식으로 건설됐다. 북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라고 소개했다.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 완공되지 않은 채 흉물스럽게 서 있다는 내용은 제외되어 있다. 해당 교육 보조재는 시중에서 3300원에 팔리고 있다.

최근 남북 화해분위기를 감안하더라도 공기업인 EBS가 김 위원장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이들에게 김 위원장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만 심어줄 수 있어 교육적으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정은정권의 실체를 제대로 봐야 한다”며 “당장 한반도 평화 무드라고 해서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고 이런 위험한 사람을 어린이들이 편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인형을 제작해 판매하는 게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탈북민 출신 최정훈 자유수호연합 대표는 “탈북민단체 대표들이 모여 논의 중인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큰일”이라며 “마치 북한이 무장해제된 것처럼 홍보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EBS측은 문제가 되자 이날 오후부터 김 위원장 관련 퍼즐 판매를 중단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교육방송 EBS 측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본뜬 어린이용 퍼즐(사진)인형을 출시하면서 달아놓은 설명이다. 김 위원장의 긍정적인 면만 선별해 부각했다. 수신료를 받는 공기업 EBS가 김 위원장의 잔혹한 정적 숙청 작업과 다수 핵실험에는 눈을 감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EBS 등에 따르면 이 방송사 자회사인 ‘EBS미디어’는 역사교구 사업 파트너사인 ‘EBS스콜라스’와 함께 최근 종이인형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들’ 시리즈를 출시했다. 여기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김 위원장을 본뜬 인형 만들기 재료가 들어 있다. EBS 측은 겉표지에 이 지도자들을 각각 ‘사람을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수완 좋은 사업가이자 미국 대통령’, ‘강한 중국 만들기를 위한 노력 중국의 주석’, ‘세계 최연소 국가 원수’라고 표현했다.
김 위원장의 형상을 한 인형은 검은 인민복 차림에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인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얼굴이 새겨진 붉은 배지는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다. 만들기 재료에 들어 있는 설명 카드는 김 위원장을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자리에 올라 북한의 제1인자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고 소개했다. 카드는 이어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함께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등에 대해 합의를 하면서 세계 평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지표를 마련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이 3대 세습 독재자이고 집권 후 수차례 핵실험을 한 점, 고모부 장성택과 이복형 김정남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실 등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아울러 평양의 ‘류경호텔’을 “101층짜리 초고층 건물로 피라미드식으로 건설됐다. 북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라고 소개했다.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 완공되지 않은 채 흉물스럽게 서 있다는 내용은 제외되어 있다. 해당 교육 보조재는 시중에서 3300원에 팔리고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정은정권의 실체를 제대로 봐야 한다”며 “당장 한반도 평화 무드라고 해서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고 이런 위험한 사람을 어린이들이 편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인형을 제작해 판매하는 게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탈북민 출신 최정훈 자유수호연합 대표는 “탈북민단체 대표들이 모여 논의 중인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큰일”이라며 “마치 북한이 무장해제된 것처럼 홍보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EBS측은 문제가 되자 이날 오후부터 김 위원장 관련 퍼즐 판매를 중단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